코로나라는 것이 세상을 덮치기 직전이었습니다.

2020년 1월

본격적인 팬데믹이 시작되고 세상이 송두리째 바뀐 것이 2020년 2월, 3월경이었을까요. 기억하기로는 비행기 티켓값도 그 당시 이루어지던 일본 불매운동 덕분에 꽤나 저렴했습니다. 당시 사회 정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아주 도전적인 여행이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물론 우리는 공인도 인플루언서도 아니니까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친구들과의(남자끼리의) 여행이 대개 그러하겠지만 1주일이 안 되는 짧은 여행에서 다툼도 화해도 있었고 어처구니없는 추억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미래를 봤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시기적절한 때에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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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비행기를 타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시절

사진취미

사진이라는 취미를 (정확히는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 시작한 지 아직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 이때는 나의 분신처럼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카메라로도 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죠.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다 잘 찍은 것 같았고, 색감을 보정하는 것도 너무 신기했습니다.

초기 사진들은 지금 보면 눈이 아플 정도로 채도와 대비를 잔뜩 끌어올린 사진 투성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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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 캐널시티. 저기서 공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그때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때 사진은 이때 사진만의 감성이 있습니다. 눈 아프지만 썩 나쁘지 않게 찍은 것 같기도 하고, 몇 년이 지나도록 사진 실력이 발전이 없다는 뜻일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진한 추억 보정까지 겹쳐서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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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태어난 지 대략 30개월) 부터 일본은 거의 매년 가봤지만, 의외로 후쿠오카를 간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던 듯합니다. 후쿠오카는 옛날에도 지금도 한국사람이 넘치다 못해 길가에 차이는 관광지이지만, 이때는 불매운동 덕분에 그 정도로 많지는 않았습니다. 달리 말하면 쾌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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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는 왜 이렇게 누런 세피아톤을 좋아했던 걸까요.

대단한 계획도 세우지 않고 떠났던 여행인지라 추운 겨울에 몇 시간이나 걷게 되는 일도 벌어지곤 했습니다. 힘든 줄도 몰랐으면 좋았겠지만 이때도 꽤나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없이 걷지 않으면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없지요. 남들 다 찍는 명소 포토존에서 좋은 사진을 찍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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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의 여행

이때 몇 시간이나 걸은 것은 후쿠오카 타워에 올라가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얼마나 먼지도 모르고 일단 걸어가보자 마인드로 출발하는 것이 스무살의 여행이 아니면 무엇일까요.

이때 사용했던 카메라는 첫 카메라인 올림푸스 e-m10 mark3로, 사실 2019년 기준으로도 썩 좋은 카메라라고는 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번들렌즈 포함 50만원이라는 가격이 수많은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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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맛있었던 장어. 이때 몇 만원 때문에 큰 거 안 시킨 것을 몇 년간 후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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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술자리에서도 신나게 셔터를 눌러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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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도 아닌 편의점에서도 어떻게든 감성있는 사진을 찍고자 용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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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뻤던 유후인.

유후인 료칸은 물론 비쌌지만 여럿이서 한 방 쓰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방에 딸린 온천 들어가는 길이 좀 무서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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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에 이 사진을 보았을 때는 코로나 이전의 세상을 담은 사진이라는 것이 신기하고, 일종의 그리움마저 느꼈습니다. 하지만 완벽히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은 이런 생각이 호들갑인가 싶기도 하네요.

취미로서 사진을 붙잡고 있는 것도 7년이 넘은 지금 시점의 감상으로는 지금과 장비도, 보정 스타일도, 사진을 찍는 마음도 달랐던 때가 더 그리울 따름입니다.